세상읽기

마더데례사

파울리나 2009. 6. 15. 14:04

 

 

거룩한 성녀였지만 때론 나약한 여자였던… 마더데례사...

인도등서 평생 아프고 가난한 이들과 똑같이 생활, 잠깐 돕는 자선 아닌 스스로 몸낮춘 사랑의 실천가

신의 존재에 대한 회의에 믿음을 향한 투쟁 계속… 

 

우리들 대부분에게 '자선'이나 '봉사'는 쉽지 않은 일이다. 인간은 이기적 존재이기 때문이다. 세밑에 구세군 자선냄비에 몇 푼 넣는 일쯤이야 어렵지 않겠지만, 평생을 자선의 마음으로 사는 것, 더 나아가 제 삶을 자선행위나 봉사활동에 통째로 바치는 것은 여간 어렵지 않다. 지난주에 살핀 검색하기 href=" target="new">다이애너 스펜서도 이혼 뒤의 삶을 자선활동에 상당 부분 바쳤다.


그러나 그녀에게는 세계적인 명성이 있었고, 돈이 있었다. 다이애너의 자선활동은 일종의 취미활동이었고, 나쁘게 말하면 허영놀이였다. 그만한 조건을 갖춘 사람이 그만한 정도의 자선활동을 하는 일은 그리 어렵지 않다. 물론 그녀보다 더 나은 조건을 갖추고도 그런 일에 전혀 관심이 없는 사람이 세상엔 수두룩하지만 말이다.


영국 소설가 윌리엄 서머싯 몸이 < 불멸의 작가, 위대한 상상력 > (검색하기 href=" target="new">개마고원 발행ㆍ권정관 옮김, 원제는 '열 편의 소설과 그 작가들')에서 인용한 프랑스 작가 검색하기 href=" target="new">스탕달의 말이 생각난다. 어려서부터 열렬한 공화주의자였던 스탕달은 11살 어느 날 저녁, 집 근처에서 구경한 혁명파 집회에서 충격을 받았다.


그는 그 자리에서 무산자 계급이 더럽고 냄새날 뿐만 아니라, 야비하고 천한 말투를 쓴다는 걸 알았다. 그 경험은 뒷날 스탕달로 하여금 이런 글을 쓰게 했다.


"요컨대, 예나 지금이나 나는 민중을 사랑하고 그들을 억압하는 사람들을 미워한다. 하지만 그들과 함께 사는 일은 내게 영원한 고문이나 마찬가지일 것이다… 나는 그때나 지금이나 매우 귀족적인 취향을 갖고 있다. 그럼에도 민중의 행복을 위해서라면 무엇이든 할 용의가 있다. 그러나 장사치와 함께 사느니 차라리 매달 2주 동안 감옥에서 지내는 편이 낫다고 나는 믿는다."


이것은 진보적 지식인을 자처하는 사람들 상당수가 마음 속 깊이 동의할지도 모르는 생각이다. 나는 진보적이지도 않고 지식인도 못 되지만, 스탕달의 이 말에 적잖이 공감한다. 다이애너 스펜서의 자선활동도 이 영역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했다.


그녀가 한 일이란 이따금 자선단체에 기부를 하는 것 외에, 가난한 사람이나 병자들과 함께 사진을 찍음으로써 그들에 대한 관심을 환기시키는 것 정도였다. 그것은 한 움큼의 선함으로도 충분히 할 수 있는 '봉사'였다.


그런데, 이들을 위해 기금을 내거나 이들과 사진을 찍는 데서 더 나아가 이들과 함께 사는 일이라면? 더구나 평생을. 이것은 누구에게도 쉽지 않은 일일 테다. 그것은 노력만이 아니라 천성이 따라주어야 가능한 일일 게다. 흔히 '마더 테레사'라 불리는 검색하기 href=" target="new">테레사 수녀(1910~1997.9.5)가 그런 사람이었다.

 

 고종석 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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