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세에 쓴 <별들의 고향>이 풋사과향의 연가(戀歌)라면
마흔에 집필한 <겨울 나그네>는 잃은 청춘에 대한 가슴 저린 회한록이랄 수 있다.
그리고 10년 뒤 다시 사랑 이야기를 쓰고 싶다는 소용돌이에서 태어난 작품이 바로 <사랑의 기쁨>이다.
들숨일 때와 날숨일 때가 다르고 어제와 오늘이 같다면 같고 다르다면 천지차이니,
10년이라면 엄청난 변화의 시간일 수도 있다.
‘신화에 나오는 이카로스는 태양을 향해 날아가면 갈수록
백랍으로 만든 날개가 녹아 바다에 떨어져 숨을 거두는 비극의 주인공이다.
나는 작가야말로 태양을 향해 달려가는 이카로스와 같다고 생각한다.
사랑이란 생명을 걸고라도 가까이 다가갈 수밖에 없는 태양 그 자체인 것이다.’(<사랑의 기쁨>서문중에서)
“저는 ‘사랑의 기쁨’이라는 제목이 참 맘에 들어요.
고독과 외로움이 다르듯이 기쁨과 즐거움은 다릅니다.
사랑의 ‘즐거움’이 쾌락과 이기적인 위안이라면 ‘기쁨’은 인내와 기다림이 있는 사랑이지요.
슬픔 역시 마찬가지예요. 외로움이 아니라 진짜 슬퍼하기는 쉽지가 않아요.
진정 슬퍼하고 기뻐하기는 참 힘듭니다.”
이제야말로 정말 사랑에 대해 이야기할 때가 됐다고 말하는 이 작가는 엄마와 딸인 모든 여성들,
그리고 그 여성을 사랑하는 남자들에게 이 소설을 바치고 싶다고.
이 소설은 장유진이라는 딸 하나를 둔 여자가 최현민이라는 남자를 평생토록 사랑하고 그리워하면서도
그 사랑을 따라가지 않고 딸을 위해 홀로 남는다는 이야기다.
엄마 장유진이 죽고나서 그 딸이 어머니의 유품을 정리하다 연애편지를 발견하고
미국에 있는 최현민을 만나 두 사람의 사랑을 알게되면서
평소 미워도 했던 어머니의 깊은 사랑에 눈뜨게 되는데,
독자들은 장유진이 왜 남자를 선택하지 않았는지 의하해 할 수도 있다.
“장유진은 자유로운 몸이고 최현민은 인간적인 사람이니 딸을 데리고 남자와 함께 살 수도 있었겠지요.
그런데 저는 사랑이란 그렇게 모든 걸 다 가지면서 할 수 있는 것은 아니라는 생각이 들어요.
무언가를 포기할 수밖에 없는 것이 어리석어 보일지는 모르나 더욱 완성된 사랑에 가깝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사랑을 아무 기교도 부리지 않고 고전음악처럼 담담하게 그려 보이고 싶었어요.”
마이더스 동아일보지- 최인호 인터뷰 중에서
최인호
1945년 서울에서 태어나 연세대학교 영문과를 졸업했다.
1963년 고등학교 2학년 재학시절 단편「벽구멍으로」가 한국일보 신춘문예에 입선,
1967년 단편「견습환자」가 조선일보 신춘문예에 당선되어 문단에 데뷔했다.
장편소설로는「별들의 고향」「내 마음의 풍차」「지구인」「바보들의 행진」「도시의 사냥꾼」
「사랑의 조건」「불새」「겨울 나그네」「길 없는 길」「사랑의 기쁨」 등이 있다.
창작집으로는「타인의 방」「잠자는 신화」「첫사랑」「가면무도회」등이 있으며,
역사대하소설로는「잃어버린 왕국」(전5권),「왕도의 비밀」(전3권)과
연작소설「가족(1) 신혼일기」「가족(2) 견습부부」「가족(3) 보통가족」
「가족(4) 이웃」「가족(5) 인간가족」등이 있으며
산문집으로는「사랑아 나는 통곡한다」「나는 아직도 스님이 되고 싶다」등이 있다.
성서묵상집으로는「너는 나를 사랑하느냐」「너는 나를 누구라고 생각하느냐」「
날카로운 첫키스의 추억」이 있다.
현대문학상, 이상문학상, 카톨릭문학상 등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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