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렸을 때 즐겨보던 만화 우주소년 아톰.....
그저 용맹하고 뭐든지 척척해내는 우주소년 아톰이라고 기억했지만...
지금 일본 열도는 '우주소년 아톰'의 만화가 데즈카 오사무(1928∼1989·)바람이 불고 있다. 20주기를 맞아 그가 남긴 700여권의 만화와 60여편의 애니메이션을 재조명하는 추모행사가 줄을 잇고 있기 때문이다.
그는 아톰이 활약할 21세기를 보지 못하고 삶을 마감했지만 유작 산문집 '아톰의 슬픔'(문학동네)은 아톰을 통해 그가 이루고자 했던 꿈에 대해 들려주고 있다.
"아톰이 인간이 되고 싶어 학교에 다니는 장면이 있는데,
수학 문제는 순식간에 풀어버리고 운동 실력도 월등히 뛰어났다.
하지만 그 때문에 아톰은 엄청난 소외감을 느끼고 그 소외감과 슬픔을 아톰이 혼자 빌딩 위에 걸터앉아 있는 모습으로 표현했는데 그런 부분은 전혀 주목받지 못하고 과학의 힘이라는 점만 부각되었다. 너무도 유감스러운 일
'우주소년 아톰'은 그런 작품이 아닙니다. 나는 자연과 인간성을 외면한 채 오직 진보만을 추구하며 질주하는 과학기술이 사회에 얼마나 많은 균열과 왜곡을 가져오고 얼마나 많은 차별을 낳는지, 또 인간과 모든 생명에 얼마나 무참한 상흔을 남기는지를 그리고 싶었습니다."
"당시 일본인은 영어를 제대로 하지 못했고 점령군도 일본어를 몰랐습니다. 여기에서 문화적인 단층이 생겨난 것인데 로봇과 인간도 아무리 소통하려 해도 결국은 기계와 인간일 뿐이지요. 그래서 그 둘 사이를 이어주는 아톰과 같은 존재가 필요했습니다. 즉 아톰은 내 젊은 시절의 사회정세 속에서 탄생했다고도 할 수 있습니다."라고 작자는 말한다.
그는 "'우주소년 아톰'에서 말하고자 한 것은 과학과 인간의 소통 문제였다"라면서 "오늘날 소통의 문제는 지구와 인류 사이에도 일어나고 있다"고 적시한다. 또한 그는 자신이 창조한 아톰과 독자들이 인식하는 아톰
사이의 괴리에 대해 유감을 드러낸다. 그는 반은 인간이고, 반은 로봇인 아톰을 통해 과학 발전에 따른 인간 소외와 차별, 환경파괴와 소통 단절의 문제를 다루고자 했지만 사람들은 그저 십만 마력의 절대적인 과학의 총아 '아톰'에게 열광할 뿐이라는 것. 그는 과학과 개발의 폭주를 경계하기 위해 만든 캐릭터인 아톰이 도리어 과학의 아들로 추앙받는 주객전도의 상황에 대해 슬픔을 감추지 못한다.
'우주소년 아톰'은 과학기술의 아들이 아니라 한 반전 평화주의자의 정신적 아들이었던 것이다. 그게 20주기를 맞아 불고 있는 데즈카 오사무 바람의 진실이다. (정철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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